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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만이 없는 거리

분명 준수한 작품이지만 이야기의 구성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의 주된 동기는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자신에게 씌워진 누명이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은 이 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한 추진력을 가지고 과거 유괴 사건을 해결하려한다.

하지만 이 동기를 쌓아올리는 과정이 허술하다. 주인공은 알바하고 돌아왔다가 죽은 어머니를 발견하는데, 이를 하필 우연찮게 옆집 아줌마가 봤다가 소리를 지르고, 바로 경찰이 나타나 주인공의 이름을 부르고, 주인공은 도망가다가 리바이벌한다.

하지만 실제 수사는 전혀 이런식으로 벌어지지 않는다. 주인공의 이름을 먼저 알리 없고, 첫 발견자인 주인공에게 상황을 청취하지 사건 현장을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갑자기 용의자로 몰지 않는다.

그리고 관객은 어머니의 시점을 쫓아가니 어머니가 과거 사건의 범인으로 인해 살해당했다는 정황을 알 수 있지만 주인공은 이를 전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도 뭘 해야할지 몰라야 정상이다. 하지만 그는 마치 다 아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유괴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주인공은 피해자 세명 중 한명만을 죽지 않게 하는데 집착하는 점이다. (가요에 대한 애착은 이 애니메이션의 핵심이긴 하다.) 어머니를 지킬 생각은 과거로 돌아오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범인을 잡을 생각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그녀를 지킬 생각 뿐이다.

이야기 구성을 바로 잡으려면 주인공이 살해당한 어머니를 발견하고 신고를 해야하고. 그랬다가 흉기에서 주인공 지문이 나와 범인으로 몰려야 하며. 잡힌 주인공에게 어머니의 친구분이 찾아와서 어머니가 과거 유괴사건의 진범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바로 살해당했음을 알려야한다. 그리고나서 주인공은 과거로 돌아가야한다. 대신 피해자 한 명에게 집중하지 말고 피해자 셋을 전부 다 관찰해야한다. 그렇다 실제로 중반부터 이야기는 그렇게 진행된다. 처음부터 갔어야할 길을 뒤늦게 간것이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이야기가 후반부에서 진행되다보니 상당히 급하다.

결국 초반부 가요에 대한 애착과 후반부 추리, 스릴러 물이 따로 노는 모양새다.

또 하나 개인적인 아쉬움은 범인이 너무 예측가능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과거로 돌아가자 마자 알 수 있었는데 이게 재미를 좀 반감시켰다. 하지만 범인이 밝혀진 이후의 진행은 상당히 새로웠다. 작가가 똑똑하게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그 신박한 부분이 구성상의 문제로 아쉽게도 상당히 짧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여전히 근래 보기 힘든 준수한 애니메이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