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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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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세 미키오 특별전> 여자로서 산다는 것 (struggle to live as a woman) 이번에 시네마테크 세 곳에서 나루세 미키오 감독의 작품들을 상영하는 특별전을 했다. 아직 특별전이 끝이 나진 않았고, 한국영상자료원 KOFA에서 2016년 3월 6일(일)까지 계속된다.[1] 하지만 보고자 했던 나루세 미키오 영화들은 일단 다 보았기에 이렇게 회고해보려고 한다. 이번 특별전에 다른 시네마테크에 가보지는 못 했고, 한국영상자료원 KOFA에서만 관람했다. 개인적으로 정말 최고의 극장이라고 칭하고 싶다. 어느 면에 특화된 개성이 있는 극장은 아니지만, 과하지 않고 실로 부족함도 없다. 극장의 정석같은 느낌. 이번 특별전동안 1관의 G, H, I, J열 중간부분에서 관람했고, 앉았던 모든 자리에 다 만족할 수 있었다. 굳이 제일 좋았던 자리를 꼽자면 개인적으로 H열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마션> 긍정왕 만박사님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이런 것에 혹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SF라는 장르의 빅팬이다. (천문학과는 늘 나의 로망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래 리들리 스콧의 팬이 되었다. , , 더불어 모두에게 악평 듣는 까지 재밌게봤다. (거기다가 비sf인 , , 도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솔직히 말해서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런데 리들리 스콧 + SF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고,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우선적으로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떨어진다. 로빈슨 크루소 식 이야기는 늘 기본적인 생존의 문제와 거기에 고독이라는 요소가 더해 이야기를 흡입력있게 만든다. 하지만 은 닥친 어려움을 자세히 묘사하지 못하는데, 이건 이야기 자체가 너무 긴 시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가지는 ..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느낌을발견하다.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어제 압구정 CGV아트하우스에서 이동진 기자님의 라이브톡으로 보고 왔습니다. 사실 리뷰를 쓰지 말까 생각을 했었어요. (이유는 후에 서술하겠습니다만) 그런데도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영화가 매우 좋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몇 개 보진 않았지만, 봤었던 홍상수 감독님 영화 중에 제일 좋았고요. 올해 봤던 한국영화 중에서도 제일 좋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지만 아무래도 리뷰를 빙자한 자기 고백적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척? 분석적인 척? 하던 평어체를 내려놓고 편하게 쓰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동진 기자님의 라이브톡으로 보고 왔기 때문에 영화가 끝나고 이동진 기자님께서 영화에 대해 긴 시간 동안 말씀을 해주십..
<성실한 나라의 엘리스> 복어를 먹었더니 맛있지만 어딘가 저려온다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잔혹"이라는 단어는 잔인하고 가혹하다는 뜻이다. 거기에 웃기면 어떨까? 바로 이 영화 가 바로 그렇다. 그녀가 처한 현실이 잔혹하며, 그녀가 그 상황에서 행할 수 밖에 없었던 행위들이 잔혹하다. 하지만 그걸 보여주는 방식은 사뭇 웃긴다. 그래서 그런가 이 모든 게 기괴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속이 메슥거려온다. 관객들이 느끼는 불편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비상식적이다. 사실 그녀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녀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차근차근 영화 속에 잘 설명되어있다. 그리고 그녀가 처음부터 그냥 사람을 죽일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의도치 않게 사고로 사람을 죽이게 되고, 그다음은 정당방위지만 의도를 가지고 사람을 죽이게 되고, 그다음은 자..
<베테랑> 류승완식 액션과 이야기가 만나 대한민국을 때려부수다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가 나오기 전에 류승완 감독은 이제 한물갔나 보다 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었는데, 이러한 우려를 깼던 작품이 였다. 하지만 그 작품은 박훈정(악마를 보았다 각본, 신세계 각본/감독)이 쓴 작품이고, 류승완 본인도 본인이 쓴 시나리오가 아님을 밝히며 직접 안 쓰니까 흥행이 잘 되는 사실에 어느 정도 씁쓸함을 나타내는 인터뷰를 볼 수 있었다. 왜 를 언급하고 있느냐면 을 보고 있으면, 마치 류승완 감독이 "나 에서 배울 만큼 배웠어"라고 말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 액션은 말이 좋아 액션이지 폭력이다. 영화 속 액션도 충무로 액션 키드가 아니라면 보는 사람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그런데도 영화에서 액션이 사용되는 이유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암살> 디졸브되 난잡해진 이야기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이번 작품에서 시퀀스와 시퀀스 사이에 마치 챕터와 챕터 사이를 구분해주는 것처럼 디졸브들이 이용되고 있는데, 최동훈 감독분은 이 디졸브들을 인상적일만큼 잘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의 이야기도 디졸브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영화는 두가지 대조적인 인물군이 등장하는데 안옥윤과 미치코, 염석진과 하와이 피스톨이다. 안옥윤과 미치코는 쌍둥이지만 한명은 친일파의 딸로, 한명은 독립군으로 자라났다. 염석진은 독립군에서 밀정으로, 하외이 피스톨은 청부살인업자에서 독립군스럽게 변화한다. 문제는 이 모든게 메인같이 다뤄지면서 이야기가 난잡해진다. 큰 축이 잡혀지지않은듯 느껴지게 되고 정신이 없다. 만약 영화 타짜가 이런식으로 조승우(고니..
<연평해전> 실제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과 영화에 대한 안타까움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초반에 가족이나 평소 생활상을 담으면서 잔잔한 드라마 중심으로 흘러가다가 후반부에 쌓아온 드라마를 폭발시키는 형식은 이전부터 있었다. 가 그랬고, 이 그랬다. 더 이전에는 이 그랬다. 이는 초반에 감정을 쌓고, 드라마를 쌓고, 극 중 인물에 대한 관객의 친밀감을 높여줌으로써 후반에 터질 이야기를 극대화해주고, 시종일관 터지는 영화들보다 제작비도 아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초반에 감정을 쌓는 단계에서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후반에 강력한데 초반 전략에 완전히 실패하여 후반으로 게임으로 이끌어갈 능력이 안 되는 느낌? 영화 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초반 드라마를 쌓는 단계에서의 에피소드들은 짜임새가 없고 제각각, 한마디로 중구..
<한여름의 판타지아> 결국엔 사람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피상적으로 영화 를 바라보면 고조 시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1부 "첫사랑 요시코"에서는 영화를 위한 답사, 2부 "벚꽃연못"에서는 여행지에서 벌어지는 로맨스. 하지만 왠만한 분들은 눈치챘듯이 1부에서 나왔던 모습들이 2부에서 묘하게 기시감처럼 등장한다. 여기서 관객은 1부는 영화 재료를 찾는 과정이고, 2부는 그 재료들을 가지고 만들어낸 한편의 영화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면 결국엔 픽션이란 무엇인가라는 큰 주제에 도달한다. 1부와 2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픽션이며 실화인지 한번 생각해보면, 순간적으로 1부는 좀더 실화에 가까운 다큐멘터리로, 2부는 픽션에 가까운 영화 같이 느껴진다. 하지만 영화내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