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프랭크> 아웃사이더는 아웃사이더일때 행복하다고?


프랭크 (2014)

Frank 
7.3
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
출연
마이클 패스벤더, 돔놀 글리슨, 매기 질렌할, 스쿠트 맥네이어리, 로렌 풀
정보
코미디 | 영국, 아일랜드 | 95 분 | 2014-09-25
다운로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미국에 AFI가 있다면 영국엔 BFI가 있습니다. BFI라고 대놓고 보여주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지극히 영국적이었다고 우선 말하고 싶습니다. 좋은쪽으로나 나쁜쪽으로나 말이죠.

     일단 이 영화의 제일 흥미로운 부분은 역시나 캐릭터입니다. 프랭크와 존, 그리고 돈과 클라라, 거기에 드러머와 기타리스트까지. 각각의 캐릭터가 개성있고, 생동감 넘치며, 다들 무언가 실제처럼 느껴지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나 프랭크 역할을 맡은 마이클 패스벤더의 연기는 정말 끝내줍니다. 사실 연기에 있어서 표현의 반은 표정이라고 할수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탈을 쓰고 뭔가 표현한다는것이 굉장히 여러웠을텐데도 마이클 패스벤더는 탈을 쓴채 자신은 아무것도 숨기지않는다는 진솔한(frank) 프랭크(Frank)의 모순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합니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맡은 프랭크는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건질수있는 보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대립구조는 간단합니다. 음악에 재능은 없지만 열정은 넘치는 존이 어쩌다 재능만 넘치는 프랭크를 중심으로 뭉친 소론프르프브스 라는 밴드에 들어가면서 밴드 음악의 방향에 관한 갈등이 일어납니다. 사실 존은 매니지먼트의 귀재였다고 할수있겠죠. SNS을 이용해 밴드 소론프르프브스를 유명인사로 만듭니다. 하지만 밴드 소론프르프브스의 음악색까지도 자꾸 바꾸려고합니다. 존은 대중과의 소통을, 대중성을 중시하고, 나머지 소론프르프브스의 멤버들은 기존의 아방가르드한 전위예술적인 음악을 추구하길 바랍니다. 그와중에 프랭크는 자신의 가장 대중적인 노래를 선보이며 본인도 사실 대중과 소통하길 원했었다고 밝힙니다. 그래서 결국 밴드는 와해됩니다. 소론프르프브스는 프랭크와 존을 제외한 밴드 멤버가 전부 탈퇴한체 콘서트에 오르게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콘서트장에서 똘끼가 폭발한 프랭크는 폭주합니다. 콘서트를 망친 존은 프랭크의 탈을 벗기려고 하다가 결국 프랭크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잃어버린 프랭크를 찾아나서면서 존은 사실 프랭크가 존과 상당히 비슷한 환경속에서 살아왔다는것을 알아냅니다. 다만, 프랭크는 천재로 태어났고 존은 범재로 태어났을뿐이죠. 존은 물과 기름처럼, 음악성과 대중성, 천재와 범재는 서로 섞일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결국 존은 프랭크를 벤드멤버들한테 다시 보내주고 떠납니다. 이때 프랭크 찾기 시퀀스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면서도, 가장 진부하고 늘어지며, SNS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논조와 교훈까지 가세하면서 영화를 상당히 따분하게 만듭니다. 한국영화에서도 종종 보여지는 이러한 강요된 신파와 얕은 교훈은 영국영화에서도 종종 보여주는 특징이라고 생각되어지는데요. 제가 "어바웃어타임"이라는 영화를 좋아하지않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합니다.

     결론은 많이 아쉬웠습니다. 천재가 될 수 있는 영화였는데, 결국 범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원스"와 "비긴 어게인"의 무언가 쉽사리 판단하지않는 겸손함을 배울수있으면 좀더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