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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제보자> 언론인의 뜨거운 가슴


제보자 (2014)

7.9
감독
임순례
출연
박해일, 이경영, 유연석, 박원상, 류현경
정보
드라마 | 한국 | 113 분 |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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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전 눈물을 흘리면서 봤습니다. 이 영화는 방송 저널리스트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방송 저널리스트의 남다른 사명감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구요. 검증없는 언론과 맹목적 애국주의, 간사한 정치계에 대한 씁쓸함이 스며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황우석의 대국민 사기 사태를 실화로 모티브로해서 잘 각색된 영화입니다. 이장환 박사는 황 모씨, PD추적은 PD수첩, NBS는 MBC, Brio는 Bric(포항공대 생물학 연구 정보 센터)과 dcinside를 모티브로 하고있습니다. 그리고 실화를 모티브로 했던 만큼 당시 상황의 포인트를 잘 담고있습니다. 실제 있었던 일을 그대로 옮기면 영화적 재미나 영화시간을 맞추기 힘들었을텐데 잘 각색되어 효과적으로 담겨있습니다. 특히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마음에 들었던거는 대사들입니다. 몇몇 대사들은 감독이나 작가가 하고싶은 말을 막 내뱉는, 마치 "명량"의 "호로새끼" 대사 마냥 거슬릴 때도 있었습니다만 대한민국의 현실을 찌르는 대다수의 대사들이 자연스럽게 잘 버무러져있습니다.

     일단 영화제목은 "제보자"입니다만 제보자가 주인 영화는 아닙니다. 제목이 꼭 주인공일 필요는 없죠. 그리고 제보자란 명칭 자체가 상당히 언론인의 관점에서 보는 명칭입니다. 보통 내부고발자라는 명칭을 많이 쓰죠. 주동인물은 언론인인 윤민철PD이고, 반동인물은 이장환 박사입니다. 여기에는 여지가 없습니다. 제보자들은 이 사건을 트리거하는 역할을 하고있구요. 어쩌면 대사처럼 "모든걸 버리고" 내부고발을 한 그들의 용기에 헌정하기 위해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들도 분명 있었습니다. 이장환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인데요. 이장환 박사가 극 마지막 몰리를 찾아간 장면에서 그를 입체적인 인물로 만드려는 시도가 이루어지는데요. 이는 분명 의미있고 좋은 시도입니다만 관객들을 납득시키기에는 어려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앞서 이야기한 제보자들의 이야기와도 결부되어있습니다. 분명 영화의 주동인물과 반동인물은 언론인과 사기꾼입니다. 근데 초반부는 언론인과 제보자, 후반부는 언론인과 사기꾼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이로인해 사기꾼과 제보자에 대한 시간투자가 아쉽습니다. 초반에 주였던 제보자는 후반에 쩌리가 됐다는 평을, 후반에 나온 이장환 캐릭터의 입체성은 뜬금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사기꾼과 제보자 둘중 한쪽에 영화전반에 걸쳐서 좀더 초점을 맞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무엇보다 제일 아쉬웠던건 결말입니다. 윤민철PD가 새로운 제보자의 전화를 받으면서 영화는 끝이 나는데 이 결말은 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하늘을 날랐던 그 뜬금없던 결말처럼 무언가 영화에서 동떨어졌다는 느낌을 줍니다.

     아쉬운점을 너무 나열해서 영화가 안 좋게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별점5점을 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느꼈고 스스로도 이 사실이 웃기긴하지만 울면서 봤습니다.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