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노예 12년> 리뷰


노예 12년 (2014)

12 Years a Slave 
8.1
감독
스티브 맥퀸
출연
치에텔 에지오포, 마이클 패스벤더, 베네딕트 컴버배치, 브래드 피트, 루피타 니용고
정보
드라마 | 미국 | 134 분 | 2014-02-27
다운로드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2014년 3월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노예 12년"을 봤습니다. 미국에서는 2013년 말에 개봉했습니다. 저는 당시 미국에 있었는데, 보고 온 친구 하나가 2013년 최고의 영화라고 하더군요. 이제 그 말이 이해가 됩니다. 실화에 근간을 둔 만큼 사실 별다른 코멘트가 필요없을 정도로, 이야기 그 자체가 갖는 힘이 대단합니다.

     감독은 리얼리즘, 사실주의에 입각해서 표현하였습니다. ost가 하나뿐이냐고 느껴질 정도로 배경음악은 절제하고, 실제로 화면속 소리를 이용한 음악이나, 흑인 노예들이 부르던 노래가 많이 들어가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컷을 절제하고 롱테이크로 많이 갑니다. 특히 솔로몬이 목 매달렸을 때, 꽤 긴 시간을 컷없이 롱테이크로 갑니다. 노는 아이들과 숨쉬기 어려워하는 솔로몬사이의 대조, 보는 관객마저도 숨이 막힐정도로 뛰어난 연출이었습니다. 사실주의적인 표현 때문에 영화가 평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와, 그 속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 그로 인한 인물들의 감정, 이것들이 주는 힘이 워낙 커다랗기 때문에 연출은 관객들이 그 자체에 집중하게 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이야기의 충격은 더욱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당시 미국은 남부는 노예제도가, 북부는 노예제도가 없었습니다. 남부는 도시화가 되지 않았고, 일이 험난하다보니 자연스레 보수적으로 고착되었습니다. KKK, 레드넥 등 악명높은 인종차별은 대부분 남부에서 유례했습니다. 베네딕트가 연기 했던 포드, 그는 분명 좋은 사람입니다. 북부에서 있었더라면 노예제도를 비판했을 것 입니다. 하지만 남부에서 살아온 그는, 빚에 쪼달라는 그는 그 사상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솔로몬은 상황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under the circumstance), 그를 옹호하려고 합니다만, 울어대던 여자가 그가 너의 사정을 안다고해서 너를 풀어줄 것 같냐고 일침을 가합니다. 그리고 Master Shaw의 흑인아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녀는 노예였습니다만 주인의 총애를 받아 그의 아내가 되어 신분이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남부의 다른 백인들과 생각하는게 다른게 없습니다. 그녀와 더불어 영화는 많은 흑인 노예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 또한 이러한 사상에 길들여지고 노예근성이 뿌리깊게 박히게 되었음을 잘 보여줍니다. 솔로몬이 목 매달리게 되었을 때 다른 노예들의 무관심. 그리고 배에서 같이 있던 친구 클레멘스, 선상에서 쿠테타를 일으키자고 하자 그는 여기 있는 애들은 다들 노예에 쩔었다 라는 식으로 경멸하듯 얘기하는데, 막상 자기도 배를 내리자 주인에 품에 안겨 좋다고 가버립니다. 이렇듯 사상은 가해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머리 속에도 깊게 뿌리내립니다.

      최근들어 미국에서 많은 인종차별 사건들이 화자가 되고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미국에서 인종차별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인간의 머리 속에 깊게 뿌리내린 사상은 사라지지도 않고 대를 이어 남아있는것을 보면 정말 무섭습니다. 남북전쟁에서 Confederate States of America(남)가 United States of America(북)를 이겼더라면 우린 아직도 노예제도를 가진 미국을 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