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

<보이후드> "the moment seizes us"


보이후드 (2014)

Boyhood 
8.7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
출연
엘라 콜트레인, 에단 호크, 패트리샤 아케이트, 로렐라이 링클레이터, 엘리야 스미스
정보
드라마 | 미국 | 165 분 | 2014-10-23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지난 금요일에 CGV신촌 아트레온에서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신작 "보이후드"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정말 훌륭하다 못해 뭐라고 해야할지 경이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리차드 링클레이터는 영화 역사에 남을 몇 안되는 현시대 감독 중 한명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감독은 비포 시리즈로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비포 선라이즈(1995)", "비포 선셋(2004)", "비포 미드나잇(2013)"으로 이어지는 각각 9년의 텀을 가지는 3편의 엄청난 프로젝트를 해낸것으로 유명하죠. 1편은 그저 러브 스토리 쯤으로 생각하실수 있지만 프로젝트 자체는 시간의 흐름과 그런 흘러가는 시간속의 순간들과 우리내 인생을 담고있습니다. 이 영화 "보이후드" 또한 이와 굉장히 맞닿아 있습니다. 비포 시리즈가 9년의 텀을 둔 시간의 3조각을 가지고 만들어진 프로젝트라면 이 영화 "보이후드"는 12년동안 일어난 여러 시간의 조각들을 이어붙혀 하나의 영화로 만들었습니다. 좀더 조각되어진 비포 시리즈라고 해야할까요. 이 프로젝트는 실제로 12년동안 같은 배우들을 데리고 진행됐습니다. 그로인해 영화 속엔 극속 인물들의 인생도 담겨있지만 실제 배우들의 인생도 담겨있습니다. 영화 속에 사만다 역을 맡은 롤레라이 링클레이터는 실제 감독인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딸입니다. 영화 초반에 사만다가 알수없는 외계어로 매이슨을 놀리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롤레라이 링클레이터가 어렸을때 만든 언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찍을 당시의 문화코드도 많이 담아놨습니다. 야구장에서 40세의 투수와 관련된 이야기라던가 어느새엔가 등장한 아이팟과 그리고 스마트폰, 이제는 그걸로 얼굴을 보며 화상통화를 합니다. 영화 처음에는 알래스카로 간 아버지랑 제대로 연락도 하기 힘든 실정이었는데 말이죠. 드래곤볼을 보고 레이디가가를 봅니다. 그렇게 어른들은 늙어가고 아이들은 자랍니다. 인생 속엔 많은 순간들이 있고, 그러한 순간들이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영화 자체는 이와같이 단순합니다. 시간과 인생 그 자체에 관한 영화라고 해야할까요. 별 특별할거 없는 순간들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만큼 값지고 결국엔 그것들이 쌓여 우리의 삶을 이룹니다. 영화는 그렇게 실제 12년의 세월이, 순간들이 쌓아올라서 이루어져있습니다. 우리의 인생처럼 말이죠.

     사실 저는 이런 인생 그 자체를 담은 영화를 만드는게 꿈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앞으로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어떤 영화를 만들지 너무 기대가 되고 기다려집니다. 여러모로 영화가 너무 훌륭해서 더이상 말이 필요할거 같지않습니다.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