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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션> 긍정왕 만박사님

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이런 것에 혹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SF라는 장르의 빅팬이다. (천문학과는 늘 나의 로망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래 리들리 스콧의 팬이 되었다. <블레이드 러너>, <에일리언>, 더불어 모두에게 악평 듣는 <프로메테우스>까지 재밌게봤다. (거기다가 비sf인 <글레디에이터>, <블랙호크다운>, <킹덤오브헤븐>도 정말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솔직히 말해서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런데 리들리 스콧 + SF였기 때문에 기대가 컸고,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우선적으로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떨어진다. 로빈슨 크루소 식 이야기는 늘 기본적인 생존의 문제와 거기에 고독이라는 요소가 더해 이야기를 흡입력있게 만든다. 하지만 <마션>은 닥친 어려움을 자세히 묘사하지 못하는데, 이건 이야기 자체가 너무 긴 시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가지는 근본적인 한계점일수도 있다. 우선 30일분의 음식만 있지만 6인분이었던지라 식량이 엄청 늘어난다. 거기다가 감자를 일구는데 성공하기 때문에 이후 식량 문제는 말로만 떠들지 사실 와닿진 않는다. 막판에 굉장히 비실비실해진 모습을 통해 어느정도 부족했던 식량을 표현은 하지만 지구의 나사가 식량 배분을 계산을 해주기 때문에 정말 배고파서 미쳐 돌아버릴 지경의 묘사는 없다. 그러다보니 점점 피폐해져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이야기의 임팩트가 약해지고 말았다. 더군다나 정말 화성에서 혼자있다면 엄청 고독할텐데 나사와 통신에 성공한 이후로 이런 묘사 또한 일절 없다. 거기다가 헤르매스와 랑데뷰할 때는 <인터스텔라>의 도킹장면 보다 긴박감이 없다. 더군다나 생존에 대한 위협은 <그래비티>만큼 보여주지도 못한다. 두 영화는 정말 안절부절 못하면서 움찔움찔하면서 봤었는데 이번 <마션>에선 이런 긴장을 느낄 수가 없다. 긴장감은 감자를 재배하는데 성공하고 나사와 통신을 성공할때 함께 사라져버린다.
      더불어 토속적인 메시지도 영화를 흥미롭지않게 만든다. 창조주와 창조물 사이의 관계를 탐구했던 이전 리들리 스콧의 SF들은 참 흥미로웠다. 하지만 이번 <마션>은 꽤나 뻔한 메시지를 담고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우주인 양성소에서 하는 대사에 전부 담겨져있는 이 메시지는 결국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운명은 개척하는거라는 그 특유의 서양식 마인드가 담긴 그 메시지 말이다. 초긍정의 캐릭터와 초긍정의 메시지가 어딘가 잘 맞아 떨어지긴 하지만 너무 토속적이라서 모든게 예측범위 안이다보니 따분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흥미롭지않았다. 거거디가 천재캐릭터 리치 퍼넬은 정말 너무나 따분할 정도로 클리셰였다. 늘상 영화가 묘사하는 그 뻔한 천재의 모습. 그리고 사실 SF하면 시각적 즐거움이 반은 차지한다고도 생각하는데, 시각적으로도 그렇게까지 신선함을 보여주진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 정말 구리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초긍정캐릭터가 선보이는 비관적 상황에 맞지않는 개그적인 요소가 영화내내 즐겁게한다. 더불어 약간의 과학적인 배경지식이 있다면 (물이나 수소, 방사능에 관련된 이야기나 1997년 화성에 내렸던 패스파인더와 소저너 등) 즐거워할 요소도 많다. 거기다가 핸더슨 역의 숀빈이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다는 것을 안다면 <반지의 제왕> 드립은 사뭇 재미있다.
      그래도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렇다고 못볼 정도는 아니지만 소재가 가진 특성상 이것 이상을 보여줄수있었을것 같은데 많아 아쉽다. 그래도 리들리 스콧의 SF는 늘 사람을 기대하게 만든다. 다음 <에일리언>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