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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성별과 세대는 계층이 아니다

얼마전까진 성대결이었는데 갑자기 불이 번져 세대대결이 시작되었다.

분류는 중요하다. 인간의 본능이기도 한 이 능력이 식물과 동물을 분류하고,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을 분류하는 등 인류 생존을 도왔고 현대에 와서는 과학기술의 근간이 되었다.

우리는 이렇게 머리 속에서 세계를 분류해서 받아들인다. 그리고 현대 이데올로기와 정책 또한 이런 분류적 관점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니 기초가 되는 분류를 잘못하면 사회에 큰 혼란을 야기한다.

2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 내 유대인을 생각해보자. 나치가 독일 경제를 파탄을 냈다고 주장한 금융인들 중에 유대인이 많았을 수 있다.
그렇다고 금융인은 전부가 다 유대인이었을까?
역으로 한명도 빠짐 없는 유대인이 그런 일을 했을까?
유대인이란 민족적 종교적 분류를 통한 정체성은 더할 나위 없이 맞아. 하지만 그 정체성에 사회 경제적 정체성을 교묘하게 부여하는 순간 오류에 빠진다. 이런 오류에 근거로한 정책이 얼마나 무분별한 학살이었는지는 굳이 언급 않겠다.

이번엔 성별로 보자.
가해자를 추적해보니 대다수가 남성이었다.
그러니 남성은 범죄자다?
과연 남성 총 인구수중에 가해자는 얼마나 될까?
그 극소수로 남성 전체의 정체성을 규정지을 수 있을까?

여성이니 남성이니 하는 공동체는 현대에 와서 신체적 특성 외의 정체성을 갖기엔 너무 광범위하다. 여성은 과학적으로 XX염색체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다. 근데 사회 경제적 여성은 무엇일까. 재벌가에 태어나 회사를 이끌어나가는 여성과 일반적인 집에 태어나 취직을 위해 바둥대는 여성이 사회 경제적으로 같은 정체성을 부여받는 것이 옳은 분류법인가.
정말 현대 사회가 절반의 남성이 절반의 여성을 착취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을까?
과거 계급사회때 분명 극소수의 상위 계급은 남성이었다. 그들은 하위 계급을 착취했다. 하지만 착취당하는 하위계급의 반 또한 언제나 남성이었다.

40대는 어떨까?
태어난지 40~49년 된거 말고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
대중문화의 발달로 당시에 향휴했던 문화적 동질성은 있을 수 있겠지만 재벌 3세와 가족들 먹여살리려 뼈빠지게 일하는 직장인 사이에 사회 경제적 공통 정체성이 있을까?
12월 31일의 39세와 1월 1일의 40세는 얼마나 다른가?
차라리 imf이전 세대와 이후 세대라든가
625를 겪은 세대와 이후 세대라든가
이렇게 나누는게 정체성을 부여하기에 타당해 보인다.

결국 40대 꿀빨론이나
노인은 틀딱론
남성은 가해자론
하는 이야기들은 잘못된 계층분류를 통한 사회 해석이다. 근데 이러한 해석을 기반으로 논지와 정책을 펴내려가다 보니 여러 곳에서 거센 반발을 맞고 있다. 졸지에 나의 정체성과 관련도 없는 그룹에 남성이니 40대니 하며 억지로 속하게 돼 공격을 받으니 분노하지 않을수 없는 노릇이다.

결국 현대 사회에서 계층 분류는 자산과 소득정도로 하는 것이 사회 경제적으로 옳아보인다.

여성정책, 노인정책이니 이러한게 중요한게 아니라
자산과 소득이 없는 계층과
(다방면 도움 절실)
자산은 있지만 소득이 없는 계층과
(주택연금 제도 확대)
자산은 없지만 소득이 있는 계층과
(대출이자 감면)
자산과 소득이 전부 있는 계층으로
(기부에 세금감면)
분류하고 정책과 입법을 해야한다.
교통비 무료정책이 무분별하게 정한 노인이란 집단에게 필요할지, 자산도 없고 소득도 없는 계층에게 필요할지는 너무 자명해보인다. 사회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결국 불필요한 곳에 그 자원이 할당되면 진짜 필요한 곳엔 투입되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 상태에선 노인 다수가 자산과 소득 모두 없는 계층에 속할테니 그렇게 걱정할 일도 없다.
물론 자산과 소득의 층위를 어떻게 나누고 그에 따라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존재하는 국회인데...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국회에 이러한 건전한 논의가 있을 거 같진 않다.
여러모로 씁쓸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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