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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대한민국 도로 위의 미신

필자는 대한민국 1종 보통 면허와 미국 캘리포니아 면허를 가지고 있으며, 운전 경력이 10년 이상된다. 이렇게 두 나라의 도로 위를 경험하다보니 우리나라 일부 운전자들의 특징을 알게 되었다. 이 특징들이 oecd에서 인구수 대비 교통사고 사망자수,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자수에서 대한민국이 1등을 하는데 보탬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잘못된 믿음들에 대해 한번 다루어 보고자 한다.

 

1. 아스팔트 깔려있는 곳은 자동차만을 위한 곳이다?

자동차 우선 주위가 팽배한 분들은 아스팔트뿐만 아니라 턱이 없어서 자동차가 갈 수 있는 곳은 전부 자동차만을 위한 곳인지 안다. 하지만 자동차만을 위한 곳은 고속도로 같은 자동차 전용 도로 뿐이다.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과 사고가 났을 때, 아무리 억울해도 차의 과실이 0이 나오기 힘든 이유다. 골목길을 생각해 보라. 그곳을 걸어다니는 모든 사람들이 불법중일까? 이건 우리나라 면허 시험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필자가 우리나라에서 면허를 딸 때, 이와 관련한 내용을 배운 기억이 없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면허 시험 공부하려고 가져온 책자 맨 앞에는 사람은 빨간불이다 라는 내용이 나온다. 이 덕분인지 캘리포니아 무단횡단 참 많이도 하신다. 야밤에 가로등도 없는데 검은 옷 입은 흑인이 무단횡단하는걸 마딱드렸을 때의 식겁함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여하튼 도로 위는 사람, 자전거 등 자동차 외의 것들이 다닐 수 있는 곳임을 늘 명심해야한다. 그리고 강자일수록 약자를 보호해야한다는 원칙을 잊지 말자. 캘리포니아는 이 원칙이 어느정도냐면 가만히 서있는 차에 자전거가 와서 들이박은 정도가 아니라면 차의 과실이 높게 나온다. 이유는 자동차에겐 자전거를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2.좌회전이 되지 않는 곳에서 우회전하면 좌회전 깜빡이를 켜야한다?

필자는 위 경우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웃긴 광경이라 생각한다. 그들에게 왜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하냐고 물어보면 두가지 정도로 나뉜다. 직진하는 차들에게 내가 들어갈거라고 알려야 하기 때문에, 혹은 자신이 좌측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단 후자는 말을 안하겠다. 전자의 경우에는 당신은 들어갈 권리가 없기 때문에 알릴 이유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우선 직진 차들 눈에 당신이 들어오고 싶어 찔끔찔끔하는게 깜빡이 안 켜도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직진차가 우선권을 가지기에 당신에겐 들어갈 권리가 없다. 직진차가 양보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당신의 방향지시등은 직진차뿐만 아니라 뒷차,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보행자 등등 거기에 속해 움직이고 있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장치다. 직진차에게만 알린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혹 직진차에게 꼭 알리고 싶다면 차라리 라이트를 이용하라.

 

3.비보호 좌회전은 차만 없다면 빨간불에도 할 수 있다?

직진 신호시에만 가능하다. 안타깝지만 법이 그렇다. 캘리포니아는 90퍼센트의 좌회전이 비보호 좌회전이다. 정말 큰 도로 아니면 좌회전 신호가 따로 없다. 그래서 우선 가장 좌측 차선에 서 있다가 초록불에 교차로로 나간다. 그러다가 맞은 편 차가 없으면 좌회전한다. 그래도 끝까지 차들이 오면 황색불에 좌회전한다. 보통 황색불 동안 두대 정도 좌회전 한다. 혹시 캘리포니아에 가서 운전할 일이 생겼을시 우리나라 운전 습관처럼 황색불에 교차로로 뛰어들면 사고나기 딱 좋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어라.

 

4.나는 직진이니까 로터리를 도는 차보다 내가 우선이다?

로터리를 도는 차량은 직진 차량이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웠을거다. 원운동하는 물체의 시간을 멈춰 한 점을 봤을때 그 물체의 운동 방향은 원의 접선이다. 그리고 이 접선은 직선이다. 당신은 로터리로 진입하는 차다. 직진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물론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만 로터리 진입 전에 실선이 있는게 보일거다. 과장하자면 당신은 1번의 경우 처럼 직진하는 차들 사이로 끼어드는 우회전차량이다. 그러니 로터리를 돌고 있는 직진차에게 우선권이 있으므로 로터리 차량이 양보하기 전까지는 들어가면 안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거다. 교통 시스템은 개판이고 운전자들에게 제대로된 교통의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필자도 알고 있다. 그렇다고 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을까? 내가 그 개판인 상황에 동참해야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혹 법규와 교통체계를 따르기 어려운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어겨야 하더라도 원론을 알고 있다면 분명 무슨 일이 생기든 선택하고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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