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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신의 한 수> 여러 성공 공식에 훈수당한 바둑?영화


신의 한 수 (2014)

7.1
감독
조범구
출연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정보
범죄, 액션 | 한국 | 118 분 | 201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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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요즘 예매율 1위를 달리고있는 2014년 7월 3일 개봉한 "신의 한 수"를 어제 보고왔습니다. 별로 보고싶지 않았는데 친구가 보자고하길래 봤습니다. 오랜만에 한국 극장에서 영화를 보니 극장 환경이 정말 뛰어나더라구요. 거기다가 cj배급 영화가 아니어도 볼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각주:1] 하지만 그에 비해 영화자체는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영화를 이루는 축이 있습니다. "복수, 사랑, 돈." 옛 헐리우드 대표 공식이죠. 영화가 끝나면 남자 주인공이 복수를 이루고, 사랑을 쟁취하며, 돈을 얻는다는 원초적인 카타르시스입니다. 여기에 바둑과 액션이라는 두마리의 말이 복수라는 마차를 끌고가는 상두마차같은 모습을 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여러 요소들이 합쳐지면서 잘 어울러지느냐? 하면 약간 회의적이게 됩니다. 이렇듯 여러 흥행 요소를 더하면서 소재의 독특함과 개연성, 인물의 깊이를 잃게 되었습니다.

     영화 "타짜"와의 비교를 하지 않을수가 없는데요. "섯다"의 용어들을 이용해 챕터를 나누는것을 "바둑"의 용어들을 이용해 챔터를 나누며 차용했을뿐 아니라 여러방면에서 비슷하기에 자연스래 비교가 됩니다. "섯다"라는 도박없이 "타짜"라는 영화를 생각할수 없을정도로 "타짜"의 경우 "섯다"의 손기술들이 영화전체를 지배하고있습니다. 그에 비해 "신의 한 수"는 바둑 그 자체가 영화에서 조금은 붕떠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 생각해도 전에 두었던 대국을 그대로 다시 둠으러써 상대를 놀래킨다거나 하는 요소를 이용해서 바둑만의 특이점들을 잘 활용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건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바둑은 들러리에 불과합니다. 사활 문제 몇개에 톡톡 찍는게 다랄까요. 그냥 지들끼리 바둑을 두고 우리에게 누가 몇 집 차이로 이겼나 알려주는 정도이죠.

     개연성과 인물의 깊이를 얘기할때 정우성과 이시영의 사랑 이야기를 하지 않을수 없는데요. 이 사랑이 너무 뜬금포입니다. 사실 이시영은 정우성의 복수 대상입니다. 이시영이 훈수를 두었기에 형이 죽었으니까요. 물론 영화는 너무나 친절하게도 이시영과 악역들의 거리감을 부각시킵니다. 끕이 다른 존재라는거지요. 이시영이 다른 패거리와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협박받은 존재로써 끊임없이 부각됩니다. 형이 죽을때 슬픔에 눈물을 흘리고, 꼬마아이를 받아들이고, 돈 잃은 옛스승에게 돈을 얼마 정도 돌려주며 관객의 동정을 삼으로써 정당성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실 이시영 사는 모습을 보면 이범수 다음으로 제일 으짜짜하게 살거든요. 이런 불법행위들을 통해 엄청 누리며 살고있는데 모두가 간과하는 부분이죠.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우리편은 철저히 관객의 동정심을 사고, 상대편은 철저히 악역으로 그려냅니다. 얕아도 이렇게 얕을수가 없는 인물들이죠. 만약 이범수가 사람들을 죽일때 슬픔에 눈물을 흘리고, 꼬마아이를 받아들아고, 자기 부하들을 배려하며, 노모가 있는 효자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아니 그냥 영화 "아저씨"의 "람보완" 캐릭터처럼 아이 하나만 잘 보살폈더라도 아마 영화는 좀더 다른 깊이가 있었겠지요.

     거기에다가 영화는 고의적으로 미완성인체 남아있습니다. 캐릭터 한명이 등장조차 안함으로써 속편을 예고하는거죠. 시리즈물을 의도하고있는건지 이렇게 너무 대놓고 영화의 중요 인물을 "?" 인채로 남겨두고, 그 캐릭터를 속편으로 미루는것은 관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여하튼 오랜만에 보게된 한국영화였는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1. 미국 LA CGV는 cj배급 영화만 개봉함.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