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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명량>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 하지만 영화는 흥행하고자하면 흥행한다.


명량 (2014)

Roaring Currents 
7.6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진구
정보
액션, 드라마 | 한국 | 128 분 |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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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입니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오늘 항간에 화제가 되고있는 "명량" 보고왔습니다. 예전에 명량해전의 배경인 울돌목을 한번 가봤습니다. 정말 영화처럼 물이 어떤 흐름이 있는게 아니고 소용돌이가 막 치더군요. 정말 무시무시했습니다.

     영화 얘기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명량"은 애국주의를 강요한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요. 우선 명량해전이라는 상황 자체가 상당히 극단적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 지원도 없고 오히려 왕, 다른 장수들의 온갖 병크속에서도 이순신 혼자 분전해서 싸워 이겼기 때문이죠. 그래서 영화는 윗대가리에 대한 비난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목숨바쳐 나라를 지켜야한다는 애죽주의에 치우치기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이러한 요소들이 너무 과하지않게 조심했어야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영화는 이를 위해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중립성이나 객관성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그 극치들은 대사들입니다. 그냥 관객에게 하고싶은 말을 대사로 던지는거죠 노골적으로요. 대표적으로 해전 이후 나오는 대사 중에 "후대는 우리가 이렇게 개고생한걸 알까?" "모르면 호로새키요"라는 말을하는데, 듣는 순간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럴꺼면 영화로 찍을 필요가 뭐가있을까요? 그냥 트위터에 올리는게 낫지 않을까요? 작가의 입장에서 이미 판단을 내리고 그 판단애 의거한 자의적 도덕 기준을 보는 관객에게 강요합니다. 그것도 연출도 아니고 대사로 말이죠. 할말은 많지만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영화자체의 완성도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습니다. 영화는 캐릭터도 드라마도 약합니다 아니 영화 자체적으로는 없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전적으로 영화 외부의 정보에 의존합니다. 이순신이나 명량해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나 외국인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었을때 어떠한 반응을 할까요? 일단 인물들입니다. 모든 인물들이 지극히 그저 나열하는 정도이거나 기능적인 이유로 출현합니다. 다들 한 연기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그냥 딱 보는순간 어느정도 성격같은 파악은 됩니다만 그게 답니다. 인물들이 많이 나오긴 엄청 많이 나오고, 연기를 통해 그 인물들 표현합니다만 그들의 이야기는 없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가지 그냥 한 파편일뿐입니다. 그나마 초반 자막으로 보여주는 이순신의 이야기나 류승룡이 맡은 구루시마의 동생에 관한 후추같은 양념이야기 정도가 이야기나 인물의 깊이의 전부입니다. 당연히 이것은 충분하지 않았고, 작가도 그걸 생각했는지 영화는 대놓고 구루시마의 입으로 "동생에 대한 복수"라고 친절히도 말해줍니다. 영화자체가 충분하다면 이렇게 대사로 표현할 필요도 없었을텐데 말이죠. 개인적으로 영화 "명량"이 한편의 영화가 되기 위해선 이순신과 구루시마의 이야기에 좀더 집중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이를 악물고 다른 인물들을 과감히 쳐내야했습니다. 조진웅이 맡은 역활은 뭔가 있을거 같지만 아무것도 없는 맥거핀입니다. 진구가 맡은 역활은 기능적 캐릭터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진국입니다. 마치 제작자가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하나 넣어야하지 않겠어? 해서 넣은거같은 느낌입니다. 사실 글을 쓰다보면 모든 캐릭터가 애정이 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다 담으려고 욕심을 부리게됩니다. 하지만 결국엔 모두의 이야기가 애매해지고 말죠. 선택은 무엇을 고르는게 아니고 무엇을 포기할지 정하는 거라는 말이있습니다. 영화의 시간은 한정적이고 감독은 무엇을 포기할지 선택했어야했는데, 감독은 이 점에서 아주 실패했고 종극에는 너무 많은걸 담으려다가 혹은 실제 사건을 충실히 따르려다가 영화로서 아무것도 담지 못했다고 볼수있습니다.

     하지만 후반 조선 수군들과 일본 수군들의 해전은 정말 훌륭합니다.

     결론은, 해전 그 이상을 원했는데 과한 기대였나봅니다. 캐릭터도 없고 극도 없습니다. 강요된 애국주의만 남았네요.